천리포수목원 :눈내리는 겨울 수목원 민병갈선생님의 흔적을 찿아서
기본정보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 1길 187
영업시간 09:00~17:00
대표번호 041 672 9982
0507 1391 9984
숙박안내 041 672 9985
천리포수목원, 겨울 속에서 만난 민병갈 선생님의 흔적과 자연의 고요함
민병갈 선생님과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은 한 사람의 삶과 철학이 담긴 공간이에요.
이곳을 일군 민병갈 선생님(본명: 칼 페리스 밀러)은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이후 한국에 정착한 분으로,
자신의 모든 시간과 재산을 이 수목원에 바쳤어요.
그는 나무와 자연을 사랑했던 만큼,
스스로를 “나는 나무와 결혼했다”고 표현할 정도였어요.
결혼이나 가족을 이루는 대신, 이곳의 나무와 숲,
그리고 자연을 가꾸는 데 평생을 바치셨죠.
선생님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철학과 열정은 천리포수목원 곳곳에 남아 있어요.
수목원 안쪽에 위치한 민병갈 추모정원은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특별한 장소예요.
그곳엔 무덤 대신 동상이 있고, 주변은 꽃과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요.
겨울이라 꽃은 피지 않았지만, 눈 덮인 정원이 평화롭고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죽어서 이런 곳에 묻힐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정원은 무덤이 무섭다는 느낌 대신 자연 속에서 편히 쉬고 있는 듯한 따뜻한 인상을 주더라고요.
겨울의 천리포수목원, 낙우송과 논의 풍경
천리포수목원을 겨울에 방문하면 고요한 정적이 느껴져요.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눈 덮인 수목원이 마치 나만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졌어요.
특히 눈길을 끈 건 관영정 옆에 있는 낙우송이에요.
낙우송의 뿌리가 땅 위로 돌출된 독특한 모습은 마치 조각 작품 같았어요.
이런 뿌리를 펌넬리스(knees)라고 부른다는데,
나무가 습지 환경에서 산소를 흡수하기 위해 만들어낸 구조라고 해요.
처음엔 사슴 뿔을 자른 자리처럼 보여 신기하고,
가까이서 보니 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졌어요.
수목원 중심부에 있는 논도 인상 깊었어요.
민병갈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농경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곳에서 직접 모내기와 추수를 하며 전통 농업을 기억하고자 했다고 해요.
지금도 수목원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매년 모를 심고,
수확한 쌀은 플랜트 샵에서 판매하고 있었어요.
논과 수목원이 어우러진 풍경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보여주는 듯했어요.
산책로에서 만난 겨울의 바다와 숲
천리포수목원의 산책로는 겨울에도 여전히 매력적이에요.
야트막한 산 등성이를 따라 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한쪽은 탁 트인 바다가,
다른 쪽은 울창한 숲이 펼쳐지죠.
나무들은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지만,
그 자체로 겨울만의 차분한 아름다움이 있었어요.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동안,
겨울의 쓸쓸함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적막한 겨울 풍경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길을 걷는 내내 바람이 조금 차갑긴 했지만,
오히려 그 고요함이 더 큰 여유를 느끼게 해주더라고요.
희귀·멸종위기식물 전시원에서 잠시 따뜻함을
산책하다 추운 바람에 몸이 얼 때쯤 만난 희귀·멸종위기식물 전시원은 정말 반가웠어요.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내부는 아늑하고 따뜻했어요.
요즘은 어느 온실에나 있지만
예전엔 귀했을것 같은 희귀식물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잠깐 들르기에도 좋고,
식물에 관심이 많다면 더 흥미로운 공간이 될 것 같아요.
겨울철 방문객들에게는 단순히 식물을 보는 것을 넘어,
잠시 쉬어가며 몸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아주 고마운 장소였어요.
낭새섬, 천리포수목원의 바다풍경
천리포수목원에서 바다를 보면 보이는 낭새섬은 이곳 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작은 섬이에요.
수목원을 나가 돌아가야 갈 수 있지만, 멀리서 바라만 봐도 아주 아름다워요.
특히 썰물 때 섬으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며,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줘요.
낭새섬은 천리포수목원의 고요한 바다 풍경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매력을 가진 곳이에요.
천리포수목원의 겨울, 차분한 위로를 주는 곳
천리포수목원은 사계절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곳이지만,
겨울에는 특히 고요함과 차분함 속에서 자연이 주는 위로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에요.
낙우송의 신비로운 뿌리, 논에서 만난 농경 문화,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산책로까지.
이 모든 풍경이 단순히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어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던 천리포수목원.
자연의 아름다움과 민병갈 선생님의 흔적이 함께 어우러진 이곳은 한 번쯤 꼭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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